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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 병마용 갱에서 천계산까지

 

 

[땅 밑 세상(병마용 갱)에서 하늘경계(天界山)까지

 

8. 28() 병마용 갱, 진시황릉, 화청지

 

새벽 330분 출발, 어찌 어찌해서 눈을 붙였는데 긴장했었는지 일찍 눈이 떠졌다. 뭐 참 이런 여행도 있나 싶으면서도 설렘이 더 컸나 보다.

 

주섬주섬 챙기고 출발장소로 한 사람도 어김없이 정시 도착, 역시 기획맨들 답다. 리무진에 몸을 실어 인천공항으로, KAL기에 몸을 실어 중국 西安 공항으.

 

중국과의 시차는 1시간. 우리가 1시간 빠르다. 차이나는 것이 시차 뿐일까? 이것이 이번 중국 中原 여행을 통해 한 번 생각해 보기로 한 화두다.

 

먼저 황제를 만나보자. 춘추전국시대를 평정하고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룩한 진시황을 말이다. 세계 8不可思議로 꼽히는 병마용 갱, 진시황릉. 얼마 전 우리 대통령이 방문했다 해서 더욱 관심을 끈다.

 

눈 앞에 펼쳐진 병마용 군사들. 그 밖에도 발굴을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수많은 군사들. 이들이 모두 진시황릉을 호위하기 위해 지은 지하 궁전의 일부라니 입을 다물 길이 없다. 죄수 70만명을 동원하여 40여 년만에 만들어진 병마용 갱, 말 그대로 不可思議.

 

不老長生을 꿈꾸었던 진시황의 무덤 병마용 갱을 앞에 두고 산처럼 자리잡있다. 발굴해서 공개하면 병마용 갱보다 훨씬 더 큰 名物이 될 것이 분명한발굴을 하지 않고 그냥 남겨 둔 중국인 아니 중국 정부의 의중이 더 불가사의다.

 

땅 속에 잠자고 있는 황제는 어떤 모습일까? 永生을 꿈꾸던 황제의 지하 궁전의 모습은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증을 뒤로 한 채 화청지로 향한.

 

화청지. 그 유명한 양귀비의 목욕탕이다. 당 현종과의 로맨스가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중국의 4대 미인(초선, 양귀비, 서시, 왕소군) 중 하나로 알려진 양귀비.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키가 150, 체중이 70이었다고 한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뚱녀도 대단한 뚱녀일텐데 그런 체형이 이 세상을 뒤흔든 미인이었다니 그 당시 의 기준 또한 不可思議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일행이 둘러본 西安, 고도 長安의 모습은 진나라와 당나라의 추억을 머금고 사는 도시로 비춰진다.

 

세계 전쟁사에 남아있는 고구려와의 수당 전쟁, 우리나라 삼국통일을 떠 올리는 나당 연합군의 본거지가 바로 이곳이라니 그 감회 또한 야릇하다. 수나라 자취도 조금은 남아 있을법한데 그 흔적이 전혀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의문부호와 함께 아쉬움을 남긴 채 다음을 기약한다.

 

8. 29() 소림사, 숭산

 

오늘은 우리에게 너무 잘 알려진 무협지의 고장 소림사, 그리고 중국 5의 하나인 嵩山으로 간다. 당 태종 이세민을 도와 전국을 평정하는데 일조했던 소림 무술의 본산지.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1,500년 소림 역사를 지켜본 은행나무 손가락 수련자국 등 몇몇 가지가 눈에 들어올 뿐 큰 감흥을 불러일으키기엔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무술시범도 영화에서 나오는 대규모 시범단을 연상해서일까, 초라한 어느 시골 유랑극단 수준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禪宗의 발원지라는 소림사. 수도승들의 모습은 볼 수 없고 요란한 소음만이 이름값을 대신하고 있다가자 嵩山으로. 에 높을 , 고산이 아니라 숭산이다. 嵩山 가는 길. 케이블카, 몇 십 년이 된 것인지 남루 그 자체다. 깨진 유리창,

하며 떨어지는 창문, 그렇잖아도 고소공포증인데 불안하기 짝이 없다. 모르는 것인지 안 고치는 것인지, 왜 그냥 그런 상태로 운행하는지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또 하나 알 수 없는 일은 명색이 국가급 관광지인데

응급센터가 없다는 사실. 사고가 나면 뭘 어찌하겠다는 것인지, .

 

동쪽의 태산, 서쪽의 화산, 그리고 남쪽의 형산, 북쪽의 항산과 중원의 숭산이 바로 중국의 五岳. 그 중심 숭산에 지금 우리가 와 있다. 해발 1,440m, 동서 길이가 60모두 72개의 봉우리를 지닌 산.

 

이곳에도 어김없이 깎아지른 듯 한 바위 중간을 가로지르는 잔도, 그 길 너머에 높이 솟아 있는 탑(?).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山中. 嵩山의 웅장함은 우리를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이곳에 또 언제 와 볼까나. 名山가 우리 몸에 가득 충전되기를……

 

8. 30() 운대산 풍경구(홍석협, 담폭협)

 

세 걸음을 걸으면 하나의 샘물을 볼 수 있고, 다섯 걸음을 걸으면 하나의 폭포를 볼 수 있고, 열 걸음을 걸으면 하나의 못을 볼 수 있다는 운대산의 풍경구. 붉은 돌로 이루어진 협곡 紅石峽. 2정도의 아기자기한 협곡과 폭포가 비경을 이룬다. 철분 함유로 인한 붉은 암석들이 신비함을 더 하고 그 협곡 사이로 비취색깔 계곡물이 시원함을 더해준다.

어김없이 바위를 뚫고 잔도를 내어 길을 만들어 놓았다. 아슬아슬 하기보다

아기자기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자그마한 구름다리도, 구비쳐 돌아가며 새로운 비경들을 쏟아내는 모습들이 정겹다.

 

시원스레 떨어지는 폭포아래선 여기 저기 증명사진찍는 소리가 요란하. 찰칵 찰칵번쩍 번쩍모두다 선남선녀다.

 

담폭협(潭瀑峽). 중국에서 제일 맑은 물을 자랑한다는 곳이다. 그 입구 수상무대에서 태극권 시범이 펼쳐진다. 숭산이 소림권법이었다면 이곳은 태극권법이다. 기이한 산, 절묘한 물, 아늑한 수풀, 유구한 역사로 유명한 운대산, 그 중심 담폭협 입구에서 심신의 피로를 달래본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담폭협 답사는 다음 기회로)

 

8. 31() 태항산 팔리구 풍경구, 天界山(회룡) 풍경구

 

중국의 그랜드 캐년, 태항산 팔리구 풍경구 입구.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웅장한 산세가 점입가경이다. 숭산, 운대산이 아!였다면 이곳은 아하! 정도랄까? 그러나 아직 놀래기에는 이르다.

 

풍경구 입구에서 천하폭포까지 8리에 걸쳐 계곡이 형성되어 8리구라 불리운다. 해발 1,500m 절벽에서 떨어지는 물줄기 천하폭포가 절경이다. 자연 그대로 남겨두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짙게 남는다. 절벽에 바위를 쌓고 그 밑에 인공 동굴을 만들어 관광객을 끌어 들이는 아이디어는 좋을지 모르나, 왠지 씁쓸한 감정을 지워버릴 수는 없다.

 

그 웅장함, 그 수려함, 산과 물이 혼연일체를 이루어 내는 절경으로 진한 아쉬움을 달래본다.

 

빵차를 타고 이번 여행의 휘날레 하늘경계 天界山 풍경구로 향한다. 여행은 다리 떨릴 때가 아니라 가슴 떨릴 때 하라더니 이곳에 오니 가슴뿐만 아니라 온 몸이 짜릿 짜릿 하다.

 

해발 1,570m, 그 산을 빵빵거리며 달린다는 빵차에 몸을 실어 오른다. 빵빵빵빵…… 고막을 찢는 듯한 요란한 소리. 관광객의 고통쯤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아래에서 보기엔 어느 이름 모를 도사들의 수행동굴 쯤 생각했는데 산속 사람들이 세상과 만나기 위해 뚫어 놓은 동굴이 산 중턱에 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협곡을 이루어 이어지고 우뚝 솟아오른 바위산의 웅장함이 우리를 압도한다. 말 그대로 하늘과 경계를 이룬 곳, 天界山.

 

천계산 협곡을 따라 절벽위를 빵차를 타고 순회한다. 곳곳 포토존에서 증명사진도 남기고, 아슬아슬 절벽의 짜릿함을 흠뻑 느껴본다. 아하하, 허허허, 흐흐흐, 이곳이 바로 天界로구나.

 

얼마 안남았슴다. 금방가요

 

이곳에서 얼마 안남았습니다하면 2 시간 정도 남았고, ‘금방 도착합니다하면 30분 정도 남았다고 생각하면 된단다(가이드 말).

왜일까? 왜 그들이 그런 시간 개념을 갖게 되었을까? 그건 아마 거대한 땅덩어리, 그리고 13억 인구의 너무 많은 사람들, 그런 거대한 여건들이 자연스럽게 생각 DNA에 입력되어서 그렇지 않을까?

 

그렇게 빨리 빨리, 그렇게 조급하게 생각 해봐야 별 소용이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점심 먹으러, 저녁 먹으러 2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는 나라이니 더 일러 무엇하랴.

 

이해하기 힘든(不可思議) 것들

 

이번 여행을 통해 놀라기도 했지만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면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황제(진시황) 한사람을 위해 그 큰 규모의 무덤을 만들고, 호위 군사들을 빚어 만들고, 비밀을 지키기 위해 수십만 명을 그냥 생매장하고……

 

도대체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인가? 황제와 황후(당 현종과 양귀비)의 로맨스를 위해 그 넓은 공간을 목욕탕으로 만든 것도 정상적인 생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5,000에 이르는 당 태종의 요동 정벌길 또한 정상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하기 어려운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어디 그뿐인가? 유명산 어디를 가나 만들어 놓은 잔도, 깎아지른 절벽 사이를 사람들 손으로 하나 하나 길을 만들어 놓은 것이 이른바 잔도.

 

그냥 눈으로 보면 되지 왜 꼭 그 절벽 가운데로 길을 내어 그곳을 가 보아야만 하는지? 왜 산 꼭대기까지 길을 내어 돌벽돌로 포장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집까지 지어 놓아야만 직성이 풀리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또 산꼭대기에서 내려오는 미끄럼틀은 왜 만들어 놓은 건지 왜 산 속에 살9명의 용사(?)들은 그 험난한 굴을 파서 세상과 소통을 해야 했는지 등등. 조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면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 널려 있는 것이 바로 중국이다.

 

고객님 당황하셨어요?

 

어느 여행이나 낯선 곳, 낯선 문화, 낯선 환경에 접하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중국의 교통이 바로 그것이다. 자전거, 2륜차, 3륜차, 오토바이, 오토자전, 택시, 버스 등등이 뒤죽박죽이 되어 달린다. 심지어 역주행까지 다반사다.

 

, 어떻게 하나! 그러나 그들은 절대 당황하지 않는다. 그저 일상일 뿐, 직 선진국 소릴 듣기는 요원해 보인다. 중국의 버스 기사는 4를 나와야 된다는 우스개 소리가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이른바 막대, 들이대, 돌려대, 빵빵대(인 계장님 )

 

위통을 벗은 남정네들이 또 우리를 당황하게 만든다. 시골에서도, 대도시에서도, 관광지에서도 호텔통로에서도 심심찮게 윗통을 벗은 남자들을 만날 수 있다. 너무 더워서 일까? 아니면 옷이 없어서?(위통을 벗은 여자들이 없는 것을 보면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렇게 자랑할 복근도 없는데. D형 몸매를 그대로 드러낸 모습들이 민망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5성급 호텔, 냉장고 문이 닫혀 있어도 당황하지 말라. 직원을 불러 해결하면 된다. 옆방 물내려 가는 소리가 들려도 세면대 물이 안 내려가도 당황하지 말라. 물 내려가는 곳을 눌러야 하는데 뽑아 올리는 곳만 찾은 내가 잘못인 것이다.

 

기온은 30도를 훨씬 웃도는데 냉수가 없다고 당황하면 안된다. 이곳에 냉수는 없다. 기름진 음식에 냉수는 궁합이 안 맞기 때문이란다. 그 대신 따뜻한 차 한 잔으로 해결하면 된다.

 

운대산(金雲台) 식당의 화장실은 완전 개방형이다. 칸막이도 물 내리는 장치도 아무것도 없다. 그저 깊이 파인 골이 있을 뿐, 당황을 넘어 기절할 뻔

했는데 그 충격으로 화장실 가기가 좀 힘들었다. 문화의 차이라니 이해할 수 밖에. 그래도 글로벌 시대인데 굳이 전통 화장실을 고집해야 하나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아 있다.

 

후일을 기약하며

 

짧은 기간 동안이었지만 많은 것을 생각게 하는 여행이었다. 아프지 말아야 했는데 배탈이 나서 현기증으로 고생이 좀 심했던 여행이기도 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변 미루나무 숲, 그리고 옥수수 밭, 광대한 평원, 웅장한 산, 그리고 中原文化의 원류 황하(최대 폭 25, 길이 5,000), 시골장터의 정겨움, 시골마을을 달리는 중에 눈에 들어온 家和萬事興 조조가 패전의 슬픔을 달래며 마셨다는 3,500년 전통의 두강주(杜康酒), 그리고 앞에서 언급했던 웅장 그 자체인 中原과 들. 이 모두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기를 바래본다. 우리의 마스코트 동기와 보스의 인연이 꾸준하게 이어질 수 있기를 함께 빌어본다.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 또 좋은 만남을 기대해 봅니다.

싱꼴라! 家和萬事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