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史劇에서 보는 리더십

오사랑 2017. 9. 28. 17:47

무심코 지나가 버렸던 사극 속 장면과 대사에서 주옥같은 의미와 가슴을 조이는 말의 향기가 있는 줄 몰랐다. 한국 조직관리연구소 소장 강관수 강사가 역사와 인문에서 배우는 리더십이라는 특강에서 지금까지 방영된 역사 드라마와 영화의 중요 장면을 통해 위인들의 리더십 특징을 찾아낸 것이다.

(영화 광해) 첫 장면에서 한얀 속의 종묘의 의미는?

영화의 시작은 종묘에 내려앉은 백설의 눈과 함께 시작한다. 감독의 의도는 무엇일까? 종묘는 선대왕의 위패를 모셔놓은 사당이다. 광해군에 대한 평가가 폭군이냐? 성군이냐? 논란이 많지만 감독은 종묘에 모셔야할 성군이라는 것을 암시하면서 영화를 시작했다고 한다.

광해가 세자일 당시 인조에게 마주앉아 직언을 한다. “아바마마 신하가 무섭습니까? 무서우시면 그의 목을 치시고 만약 신하가 두려우시다면 그를 포용하십시오.”

바다가 넓은 것은 작은 실개천의 물을 마다않고 받아 들여 드넓은 바다가 된 것이고 태산이 큰 것은 작은 흑 덩어리 하나를 마다하지 않고 받아 들여 태산이 된다는 고사성어를 인조에게 직언함으로써 이순신을 내치지 못했다는 의미에서 광해를 높이 평가하고 영화의 첫 장면을 눈 내린 종묘를 배경으로 했다고 한다.

(드라마 대장금) 민정호가 중종에게 간언한 適材,適所,適時

중종이 민정호에게 묻는다. 의녀 장금은 여인이다. 그래서 모든 중신들이 반대를 하고 있다. 너만 그리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민정호 ,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옵니다. 사람이라? 예 전하, 전하께서 하셔야할 가장 중요한 것은 뛰어난 사람을 뽑아 적합한 자리에 두는 것이옵니다. 뛰어난 사내를 뽑아 적합한 자리에 두는 것이 아니라 뛰어난 사람을 뽑아 그 자리에 두는 것이옵니다.

의녀 장금이 역병으로 오인하여 백성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상황에서 그것이 식중독임을 밝혀내어 많은 백성을 살려낸 검증된 여인, 의녀 장금을 임금의 주치 의관으로 천거하면서 나온 대화이다. 이것이 바로 공자의 正名사상을 바탕으로 한 適材, 適所, 適時3사상의 리더십이다.

(드라마 이산) 정조의 탕평정책과 합리적 리더십

무술이 출신인 동이와 숙종사이에 태어난 영조의 출생신분 으로 인해 항상 완벽함을 추구했던 할아버지 성격 때문에 아버지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는 아픔과 험난한 어린 시절을 겪었던 정조는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한 조선시대 대왕중의 대왕이다.

드라마 이산에서 정조의 과거제도에 대해 반기를 들고 나오는 장태우가 임금이 뜻을 잘못 펼치고 있으니 신하된 자의 도리로 이를 막아야 한다.” 라며 정조에게 직언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오히려 정조는 좌의정 교지를 내리며 반대의 목소리와 쓴 소리를 기꺼이 듣겠다는 의지를 내비친다. 바로 나와 다른 것을 조화시켜 화합하는 융합, 조화의 리더십을 발휘한 것이다.

정조와 얽힌 또 하나의 리더십은 바로 합리적 리더십이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수원화성은 정조가 기존의 축성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최초로 설계도면을 사용해 수백년이 지나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도록 했고 기존의 백성을 강제동원 방식에서 인부 임금을 지급하고 벽돌 하나하나에 축조근로자의 이름을 새겨 넣도록 하여 책임감과 자긍심을 심어 주는 등 합리적 리더십을 발휘한 성군이었다.

(영화 명량) 왜장이 고양이를 안고 등장한 장면의 의미?

누적관객 수 1위 명량은 1800만명이 관람한 대작이다. 명량에서 초요기를 게양하는 장면에서 깃발을 올리는 조선수군을 저지하기 위해 여왜군이 저격하는 장면과 저격수 옆, 왜군 장수가 하얀 고양이를 안고 지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왜 고양이를 안고 전장에 나왔을까?

여기에 작가의 역사적 지식을 가늠하게 하는 중요한 의미가 숨어 있다고 한다. 고양이는 오전 12가 되면 눈이 가장 투명하고 가늘어 지는 특성이 있다. 가장 조류가 빠른 울돌목을 12시 안에 통과해야 하는 일본군으로 서는 정확한 시간을 고양이의 눈을 통해 알 필요가 있기 때문에 붉은 피가 낭자한 전선에 흰 고양이를 등장 시킨 것이다.

고양이를 안고 나온 왜장에 맞선 이순신은 知彼知己의 리더십을 뛰어넘어 知天知地의 리더십을 발휘한다.

탁월한 전략가인 이순신 장군은 하늘을 알고 땅을 아는 知天知地의 전략, , 바다의 지형을 파악하여 울돌목의 빠른 물살을 한시진 동안 지켜내 승리로 이끈 탁월한 전략가 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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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은 미국에서 나온 학문이다. 직선의 사고구조를 가진 파란 눈의 사람들은 성과위주의 리더십을 강조한다. 우리나라 인사청문회에서 이슈가 되는 사생활에 대해 그들은 이해를 못한다. 인치위주의 동양리더십, 즉 곡선의 리더십을 가진 동양 사상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림자가 비뚤면 먼저 그 몸을 살펴라.” 적절한 비유가 아닌가? 서양의 리더십 보다 우리조상의 리더십이 더 품위 있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