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학생체전이 경기도 일산에서 5.1~4일까지 개최되고 있다. 이중 대전과 강원의 농구대회를 관람하고 그 광경이 너무 재미있어 블로그에 올려 본다. 양팀을 비교해 보면 신체조건은 대전이 월등하지만 날렵함은 강원도 팀이 우세해 보였다. 게임은 시작되고 강원도 1번 선수의 날렵함이 경기를 지배하고 있었다. 혼자 드리볼과 레이업 슛까지 계속해서 득점을 이어가자 대전감독이 작전타임을 걸었다.
키는 크지만 움직임이 둔한 2명을 골밑에 고정배치하고 손만 들게 만들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드리볼을 하던 상대선수는 두명의 거목 앞에 레이업 슛은 빗나가고 계속된 득점은 여기에서 멈췄다. 대전의 또 하나의 작전은 가장 득점력이 좋은 6번 친구에게 볼을 몰아주는 것이다. 6번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볼만 잡으면 6번이 어디 있나 두리번거리다 볼을 패스한다. 이번 작전도 대성공하여 총득점 29점 모두 6번 혼자 골을 다 넣었다.
그러나 변수는 의외의 곳에 숨어 있었다. 후반전이 끝나갈 무렵 대전과 강원의 스코어는 29 대 27 한 골 차였다. 강원의 공격이 백보드를 맞고 흘러나온 볼을 대전의 한 선수가 골을 잡았다. 당연히 강원의 골문을 향해 공격하리라 생각했지만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졌다. 골을 잡자마자 자기 자신의 골대에 힘껏 슛을 하고 만 것이다. 다행히 골 링을 맞고 나왔지만 그것이 들어갔다면 바로 동점이 될 상황이었다. 관중석은 일순간에 웃음바다가 되고 말았다.
지적장애자가 대부분이 농구 선수들인지라 이런 실수를 웃어넘길 수 있었고 더 흥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전반 22분 후반 22분이 프로농구 경기보다 더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렇게 천진난만하고 앞 뒤 안 가리고 열심히 뛰는 이들의 모습 때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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