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갑사라고 한다. 계룡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을을 연출해 내는 곳이 바로 이곳이기에 사람들은 갑사를 일컬어 秋갑사라고들 한다. 10월의 마지막 날 총 천연색으로 갈아입은 숲 속 터널을 조용히 걷고 싶어 갑사를 찾았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진입로에서부터 차가 밀리기 시작하더니 갑사로 가는 길목 길목 마다 사람들로 넘쳐났다. 기대했던 단풍은 아직 설익어 곳곳에 푸름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였다. 오직 갑사에 달린 서리 맞은 홍시만이 설익은 단풍을 하나 둘 색칠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듯 보였다.
조그만 나라이지만 남북으로 길게 형성된 가을의 향연 단풍의 여정은 그리 짧은 길이 아닌 듯싶다. 설악에서 내려온 단풍의 물결이 중간 기착지인 계룡 갑사에까지 내려오지도 않았는데 설악 대청봉에는 벌써 첫눈이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비록 단풍이 내려온 최고의 절정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해 현란한 오색의 향연을 보지는 못했지만 깊어가는 가을 휴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조용한 시골풍경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셔보는 것 또한, 도심의 때를 벗는 사람 사는 세상의 또 하나의 조각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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