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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세상이야기

140km 속도계에 0.1초의 졸음운전 결과는?

야간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친구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집에 도착 잠시 눈을 붙이고 오후에 대전 당진 간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상가를 찾았다. 갈 때는 졸음이 밀려오자 휴게소에서 약 10여 분 간 눈을 붙이고 무사히 도착했다.

 

그러나 문상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문제가 생겼다. 공주 휴게소에서 기름을 채우고 마지막 대전까지 25km를 달리는데 피곤감이 밀려오고 목이 뻣뻣해져 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깨를 주무르고 목 뒤를 손바닥으로 쳐서 졸음을 쫓으려 애를 썼으나 역부족 이었던 모양이다.

 

140km 넘는 속도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에 순간 눈이 감겨 아주 짧은 순간 졸음운전을 하고 말았다. 눈을 뜨자 중앙 분리대와 푯말 같은 것이 갑자기 나타났다. 갑작스런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는 동시에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반사적인 행동이 이어졌다. 고속도로 노면에 찍힌 스피드마크가 중앙선에서 도로를 가로질러 선명하게 그려진 것 들이 이렇게 해서 만들어 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뒤따라오던 차량이 가까이 있었거나 운전대를 조금만 더 돌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 만해도 끔직하다.

 

특히, 사고를 잘 모면 후 깜작 놀라 속도를 너무 늦춰 한참을 운전했다는 것도 큰 문제였다. 비상깜박이라도 켜놨으면 뒤 차량이 인지해 조치를 할 텐데 비상깜박이도 안한 상태라면 바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한참이 지난 뒤에서 들은 것이다.

난생 처음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을 하고 대형 사고를 모면하면서 깨달은 것은 우선, 졸음이 몰려 올 때는 무조건 쉴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쉰다는 것이고 둘째, 사고를 피했더라도 비상 깜박이라도 켜 놓은 상태를 유지해야 2차 사고를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 상가에 갔다 오다가 내가 황천길로 갈 번한 아찔한 졸음운전이었다. 내가 잘못되면 아이들과 집사람에게 너무나 큰 짐을 남길 수 있기에 집에 들어와서도 한참을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