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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세상이야기

걷기 열풍, 길을 찾아 헤매는 지방자치단체

제주도 올레길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길을 찾아 헤매고 있다. 지리산을 끼고 있는 지자체는 아름다운 경치와 숲길을 전면에 내세워 구간구간 끊어 둘레길을 조성 해 놨다. 12일 팀이 한 번 거쳐 가자 지리산이 열병에 걸릴 정도로 몸살을 앓은 적도 있다.

 

뿐만이 아니다. 지자체에서 제주도 올레길 같은 걷기 코스를 안 만들고 있으면 직무유기나 되는 냥 모든 지자체가 팔을 걷고 나섰다. 정부에서도 이와 같은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행정안전부에서 발표한 전국에서 걷기 좋은 길 베스트 10”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가 가난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고 건강에 관심이 쏠리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이 걷기 같은 웰빙 문화이다. 당연히 이런 욕구에 맞춰 지자체에서도 시민들에게 걷기 좋은 길을 찾아 각종 편의시설들을 설치, 제공해 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무 부별하게 많이 만들어 놓는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인위적인 길 조성은 환경파괴의 문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리산 둘레길의 경우 일시적인 인기로 수많은 사람이 찾아오다 보니 길가 주변에 하나둘 늘어나는 식당과 펜션은 청정 숲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자리 잡았다. 12일이 지나가 서서히 국민의 눈에서 멀어져간 지금의 모습은 분명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으리라 짐작한다.

 

 

그러나 도심 속에 잘 조성된 공원과 낙엽거리 등은 시민들이 자주 찾는 명소가 되어버린 곳들도 많다. 대전시청 앞에 조성된 공원은 여름에는 울창한 숲으로 시원함을 가을에는 낙엽의 거리로 겨울에는 눈 속에 파묻힌 연인의 거리로 계절마다 시민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이곳에 대전시에서 낭만길이라는 이름을 붙여 걷기 좋은 12길로 발표했다. 다른 지자체와 차이가 있다면 기존에 많은 시민들이 찾아 사랑을 받던 곳에 그곳의 특징과 장점을 시민들에 홍보한다는 부분이다.

 

 

환경파괴 없이 자연그대로의 길을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자체나 국가에서 관심을 갖는 것이 의자나 파고라, 그리고 팬션 등 길 중간 중간 조성해놓고 길을 만드는 일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