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오월드 플라워랜드에 연인, 가족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음악을 즐기는 맥주축제가 열렸다. 꽃과 분수 그리고 숲속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공간이기에 맥주축제를 개최하기에 괜찮아 보였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천둥 번개와 함께 소나기가 막 맥주축제를 시작하는 시간대에 맞춰 휩쓸고 지나갔다. 다행인 것은 한 시간 뒤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늘이 벗어지고 마른번개만이 무대 위에 비춰지면서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레이저 쇼를 즐길 수 있었다.
이번 축제는 15,000원에 맥주3잔과 마른안주, 팝콘까지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맥주를 마시면서 인디밴드의 공연을 즐길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어딘가 모르게 허전한 면이 있었다. 뭐가 그리 허전할까? 잠시 앉아 맥주를 마시다보니 답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축제라고 하면 볼거리가 풍성하던가? 아니면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가 풍성하던가? 뭔가가 있을 법한데 오월드 맥주축제는 이런 것들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단지, 의자 옆 분수가 조명발을 받으면서 시원스럽게 뻗어 올라가는 광경을 보면서 귀로는 밴드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만을 듣는 것이 전부였다. 이해는 한다. 올해 처음으로 시도하는 축제인지라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축제다운 축제를 위해서는 축제를 참가한 사람들이 “기분이 너무 좋다. 내년에도 다시와 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도록 특별한 이벤트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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