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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 달콩 오씨네 가족

아들 졸업식장을 찾아서 ......

 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짙은 안개까지 교정을 휘감아 무거운 분위기속에서 충남고 48회 졸업식이 거행되었다. 넓은 체육관이지만 졸업생수가 많고 함께 온 가족까지 들어갈 틈도 없어 복도에서 1시간 남짓 진행된 행사를 지켜봤다.

 
꽃다발을 한 아름 안고 환하게 웃으며 아들의 일류대 합격을 자랑하느라 정신없는 참새형 아줌마가 있는가 하면 복도 한편 구석에 조용히 앉아 졸업식이 끝나기만 기다리는 침묵형 아저씨 등 수많은 사람들이 엉켜 긴 시간이 흘렀다.



 졸업식이 끝나자 700여명의 졸업생과 학부모들이 뒤엉켜 1층으로 밀려 나오는데 188cm인 아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집에서는 목석같이 보이던 놈이 가족은 외면한 채 친구들과는 서로 껴안으면서 인사를 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 친구들을 찾아 해매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대견스럽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왠지 모르게 서운한 감정도 들었다.


 그렇게들 좋을까? 친한 친구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소리를 질러가면서 모델과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어댄다. 어떤 학생은 상의는 물론 하의까지 옷을 갈기갈기 찢어 속옷 차림에 밀가루와 물까지 부어놓고 아이들과 뛰어 돌아다니는 놈도 있었다.





 

졸업은 끝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을 의미함은 물론, 사회라는 무한 경쟁 세계로 첫발을 디디는 디딤돌 역할을 하는 날이다. 홀가분한 마음은 오늘로 끝내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면서 아들과 그 친구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