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린 눈이 파랗게 잎을 들어내는 나뭇가지에 수북이 내려앉아 눈꽃을 피웠다. 시청사 9층에서 내려다본 남문광장 공원과 정부청사를 바라보는 활주공원에 살포시 얹어 놓은 눈꽃은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멋진 광경을 연출해 놓았다.
가을에는 낙엽의 거리로 이미 명성을 얻은 활주로 공원은 정부청사와 대전시청을 연결하는 하나의 눈꽃 다리로, 남문광장의 종각은 백옥같이 청결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희망을 울리는 순백의 전당 같은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둔산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대전시청의 주변에는 세계 어느 도시의 시청광장보다 멋지게 조성되어있다. 수십 미터가 넘는 해송을 품고 있는 넓은 잔디광장에 포근한 봄날에 내려놓은 하얀 눈꽃은 분명 대전에 커다란 축복과 행운을 안겨줄 경사스러움으로 해석하고 싶다. 나만의 생각이 아닌 듯싶다. 눈꽃에 흠뻑 빠진 시민들이 저마다 사진기를 들고 멋진 광경을 놓치지 않으려고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각종 오염원에 물들어 버린 도심을 때 묻지 않은 하얀 눈으로 뒤덮어 버린 모습을 보면서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지루하게 이어지는 세종시 문제로 나라가 양분화 되고 부산에서 불어온 성폭행 살해범 김길태 사건 등 더럽고 지저분한 오물 들을 흰눈같이 깨끗한 결정체로 덮어 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희망에 불과하다. 햇볕이 구름사이로 얼굴을 보이니 눈꽃은 어느새 하나둘 사라져 버리고 원래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잠시만이라도 멋진 광경을 보여준 자연그대로의 천사에게 감사한 마음을 자져본다.
'이런 저런 세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과 나무 그리고 호수공원 (0) | 2010.04.30 |
---|---|
대전 하늘을 수놓은 천안함 46인 용사 (2) | 2010.04.29 |
대전 충청방문의 해 대전시민은 뭐하나? (0) | 2010.03.17 |
제1기 대전광역시 블로그 기자단 위촉식 (0) | 2010.03.09 |
당찬 자신감! 서진규 박사 이야기 (0) | 2010.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