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오랜만에 노래방에 갔다. 중학교 2학년의 딸이 대학생인 오빠의 노래를 듣고 싶다고 애교를 떠는 바람에 식구와 함께 4명이 함께 노래방엘 간 것이다.
익숙하지 않는 빠른 템포의 최 신곡을 최고의 옥타브까지 소화해 내면서 열창을 하는 딸과, 반대로 부드럽고 감미로운 발라드로 동생을 압도해가는 아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매일 귀에 꽂고 다니는 mp3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아들과 딸이 번갈아 가면서 선곡하는 곡을 보고 딸에게 물었다. 빅마마가 요즘 인기 있는 가수냐? 아니, 옛날에 인기 있는 가수야! 아마 최근에 유행하는 최신곡을 부르면 아빠는 전혀 재미가 없어 바로 집에 가자고 할 껄!
세대차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뒤집어 생각하면 아빠 엄마를 생각해서 유행은 지났지만 그래도 좀 익숙한 노래를 선곡해 부른다는 이야기다. 생각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요즘 노래 전혀 익숙하질 않는 것을 어찌하랴!
1시간 30분 동안 아이들과 부모 사이에 극과 극을 오가는 노래대결이 이어졌다. 우리가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이 조용필 세대의 우리 노래 또한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세대간의 벽을 실감나게 하는 오늘과 같은 노래방이 아이러니하게도 노래를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는 장소로 승화된 것이다. 자주 아이들과 이런 곳을 왔더라면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도 따라 부를 수 있고 아이들과 대화를 하는 기회도 많아 졌을 것이라 생각이 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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