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아침에 일어나 거실에 나와 보니 뜻밖의 이벤트가 눈에 들어왔다. 식탁위에 켄트지위에 하트모양을 그려놓고 어버이날 선물로 사온 커플 핸드폰 고리를 이용하여 나와 집사람을 연결시키는 작업을 나름대로는 이벤트로 생각 정성스럽게 세팅을 해 놓은 것이다.
핸드폰 상단 좌․우에는 아빠와 엄마를 위해 써 놓은 감사의 편지가 빨간 봉투로 포장되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반면에 장남인 아들놈은 어버이날 리본이 달린 작은 화분만 하나 달랑 사다놓고 부모님 감사하다는 편지나 말은 전혀 없다. 그래서 물었다. 너는 어버이날인데 부모님 감사합니다. 라는 말도 못하냐? 아들 하는 말! 아빠 리본에 써 있는데 뭘 말해! 한마디로 쑥스럽게 왜 자꾸 묻느냐는 식이다.
20여 년 간, 아들과 딸을 키우면서 이와 유사한 사례들을 수없이 겪어 왔지만 역시 키우는 재미는 딸이 아닌가 싶다. 엄마 아빠 금술 좋아지라고 커플 핸드폰 고리를 꼭 연결 시켜 놓고 아빠 엄마에게 솔직 담백하게 자신의 감정을 전하는 딸의 선물은 그 어떤 선물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반면에 아들은 마음속이야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을지 몰라도 겉으로 표현하는 면에 있어서는 완전히 낙제점이다.
이번 어버이날은 딸의 완승으로 끝났다. 딸의 선물에서 보여준 메시지처럼 부부 금술도 좋고 아이들을 사랑하면서 가정의 화목도 이루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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