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팀이 원정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나이지리와 혈전 끝에 2대2 무승부를 기록, 힘겹게 결승 토너먼트에 합류한 것이다. 두골을 주고 두골을 얻는 과정을 보면 보는 이의 간장을 녹이게 한다.
실점한 두골 모두 볼에 대한 집중력 부족이 원인이다. 첫 번째 골의 경우 충분히 차두리가 처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머뭇거리다 실점을 허용했고 두 번째 골 역시, 김남일이 패널나인 안에서 불필요한 볼 트리핑으로 패널을 줘 실점을 하게 된 것이다.
만약 이들의 실수로 사상 첫 원정 16강에 오를 수 없었다고 가정해보자! 이는 개인의 실수가 아니다. 축구가 어떤 것이지도 모르는 갓난아이와 아낙네, 노인 분들까지 온 나라가 미친 듯이 빠져 들어간 월드컵 열기에 찬물을 끼얹어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한순간의 실수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다행이 박주영의 프리킥 골이 이들을 살렸다. 아리헨티나전에서 자살골로 마음고생을 많이 한 박주영이 이번에는 제대로 된 슛으로 두선수의 실수를 씻어 준 것이다.
이것을 보면 우리네 인생사와 별반 다름이 없어 보인다. 한순간의 실수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도 있지만 실망할 필요도 없다. 언젠가는 그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오는 것이 인생이다.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연 나이지리아전은 선수들에게는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운명의 한판이었다. 이 경기를 보면 塞翁之馬라는 4자성어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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