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상벽의 황혼이혼과 人生 二毛作

 

대전시청 강당에서 방송인 이상벽씨를 초청 “풍요로운 삶 인생 이모작”이라는 주제로 주말대학이 열렸다. 여성중앙 7월호에 63세인 나이에 부인과 지난해 말, 이혼을 했다고 실려 오늘 강의에 관심이 더 쏠렸다.

 어떤 이유로 황혼 이혼을 하였는지는 모르지만 과연 修身齊家가 되진 않은 상태에서 인생을 논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으로 그가 하는 한마디 한마디를 경청했다.  그가 서두로 이끌어 낸 용어는 賦存資源과 人的資源이다.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룬 것은 우리나라 사람, 즉 인적자원이 훌륭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아공 월드컵 16강, 초 일류기업 삼성의 브랜드 가치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 취임이후 백악관의 모든 전자제품 등을 한국제품으로 바꾼 것은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여건상 기적에 가깝다며 인적자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렇게 인적자원이라는 단어를 전면에 부각시키면서 서서히 인생 이모작이라는 주제로 말을 이어갔다. 우선, 인생1모작은 부가가치중심이라 생각한다며 자기 자신의 성장과정에 대해 설명을 해갔다.

 

그의 인생 1모작은 고등학교 시절 소심한 성격을 개선하기위해 웅변을 시작했고 홍익대 미술학과를 거쳐 경향신문 문화부 기자 생활 10년과 방송인으로 30여 년간 생활 했던 시절이란다.

 소심한 성격을 바꾸기 위해 시작한 웅변이 경향신문 입사시절 사장 앞에서 당당하게 웅변을 해 합격 되었고 방송인으로 활동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으며 자신의 부가가치를 높여주는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이어 인생 이모작은 이형기 시인의 낙화에서 찾았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라는 시구에 마음이 들어 “아침마당”등을 진행하며 장수 MC로 안방 팬들의 사랑과 월 5천~8천의 수입을 과감히 사양하고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 이형기 시인의 “洛花” -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 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그가 말하는 인생이모작은 족함을 알면 항시 즐겁다는 知足常樂이란다. 이를 설명하기위해 재미있는 예를 들었다. 요즈음은 서울에서 노인을 힘들게 하는 팔순잔치 보다 오순잔치가 아줌마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는 것이다. 중년의 아줌마들이 친구들과 함께 50이 되면 “묻지 마 파티”를 위해 적금을 들고 지방에 내려와 한바탕 거하게 놀고 간다는 것이다.

 물론, 유머로 받아들이지만 그가 말하는 요지는 늙으면 즐거움도 없으니 지금부터 즐길 거리를 찾으라는 뜻이다.

 자기 자신은 대학교 때 부전공을 했던 사진에 즐거움을 찾고 있다고 한다.  또한 그는 노후에는 내가 죽었다고 가정했을 때 피눈물 나게 울어주는 친구가 있어야 하고 큰소리, 잔소리, 헛소리를 남발하지 않고 써야할 때 쓰는 돈과, 부인과 함께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 등이 인생 이모작의 조건들이라 한다.

 1시간 40분 동안 그의 강의를 들으면서 역시 이상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봉주의 음성흉내, 나훈아의 노래 모창, 그리고 강의 내용과 딱 맞는 무대 매너 등 유명 연예인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특히, 바로 어제(6월25일) 인터넷 신문을 통해 이상벽의 황혼이혼이 대대적으로 보도 되었음에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노후인생의 덕목 중,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 부부”를 자연스럽게 꺼내는 것을 보면 역시 연예인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의 말은 맞다. 인간이 갖고 있는 수많은 잠재능력을 본인의 의지에 의해 개발 활용한다면 인생을 좀더 재미있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인생의 이모작은 知足常樂의 즐거움도 중요하지만 幸福이라는 가치에 더 무게를 두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