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을 탈출한 말레이 곰이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수색대를 기묘하게 따돌리면서 청계산 일대가 자신의 영역인 양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곰이 미련하고 둔하다는 속설을 완전히 뒤집고 어느 동물보다도 영리하며 환경에 잘 적응한다는 것을 말레이 곰이 실제로 증명하고 나선 것이다.
동물원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는 곰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대전 동물원 사파리를 찾았다. 사파리의 첫 번째 문이 열리자 육중한 체격의 곰 무리가 눈에 들어온다. 버스 안에서 탐험대장이 간간히 던져 주는 건빵을 받아먹기 위해 두발을 번쩍 들어 직립 보행으로 엉금엉금 걸어 다닌다. 먹보답게 단지 건빵 하나에 앞 발 바닥을 드러내며 온갖 재롱을 부리는 것을 보면 자신의 만족과 이익을 위해 야생의 본능도 과감히 던져 버린다.
그러나 그 옆 구역의 사자는 조금 다르다. 아무리 동물원 사파리라지만 밀림의 왕이라는 위엄을 버리지 않는 듯 보인 것이다. 자기보다 몇 배의 덩치를 가진 대형버스가 다가오는데도 바위 위에서 미동도 않고 커다란 발바닥을 드러낸 채 여유를 잃지 않는다. 굶어 죽더라도 백수의 왕의 명예에 먹칠을 하고 싶지 않다는 듯 보인다.
미련하게 보이면서도 어떤 환경에서도 쉽게 잘 적응하는 영리한 곰과 밀림에서나 동물원에서나 자신의 지위를 잃지 않으려는 사자, 그들이 인간사회에 던지는 의미를 이렇게 세기고 싶다. 너희 인간사회에도 엄청나게 빨리 환경이 변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 적절히 잘 적응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지만 결코 사람의 도리를 벗어나지 말아야 그 사회에서 공존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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