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네 방네 여행 후기

경주 가족여행 후기


 경주하면 신라의 천년유산이 고스란히 남겨진 문화의 결정체이다. 한 겨울이지만 수많은 관광객이 끊임없이 찾는 이유이다. 보문관광단지 주변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앞다퉈 호텔과 콘도미니엄을 건립해놓고 객실을 채워가는 것도 이런 천혜의 조건이 구비되어 있어 가능한 것이다.

우리 가족도 그중의 한 일원으로 한화콘도에  1박 2일간 투숙을 했다. 언덕위에 제법 큰 규모로 서있는 한화콘도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100% 온천수 스프링돔을 가지고 있어 한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야외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거기에 골프 매니아들이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필드를 채우는 보문 컨트리클럽이 있어 한화콘도미니엄이 인기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 숙소 6층에서 내려다본 보문 컨트리클럽 >


그러나 이런 좋은 조건을 갖춘 한화 콘도는 시설 또한 양호한 편이라 이용료가 다른 콘도보다 조금 비싼 것이 약간은 부담이 되었다. 방 두개에 안락한 더블 침대가 비치되어있어 4인가족이 이용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으나 1박 이용료가 95,0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나 1인 11,000원짜리 조식권 2매를 무료로 제공되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인근 포항 죽도시장에서 싱싱한 광어와 우럭, 그리고 대하등을 푸짐하게 구입한 해산물을 식탁 가득히 차려놓고 장모님과 집사람 그리고 딸과 네명이 먹고도 남게 포식을 한 후, 따뜻하고 포근한 하루를 보내며 본격적인 경주 관광에 들어갔다.

천년고찰의 명성답게 이른 아침 쌀쌀한 날씨 임에도 불구하고 단체관람객과 개별관광객이 뒤섞여 상당히 붐볐다. 큰 사찰에 오면 유적으로의 가치보다는 소원을 빌려는 마음이 앞서는 것일까? 고3 아들을 둔 집사람이 법당에 들어가 대학 합격을 기원하면서 가족의 건강을 비는 것으로서 불국사 관람을 마무리했다.

         < 불국사 출입구 앞에선 3代  >


불국사에서 석굴암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한계령을 오르는 것과 같이 산 허리를 휘감아 올라 경주시내가 한눈에 볼 수 있고 주차장에서 석굴암까지 가는 오솔길은 산불나기 이전에 낙산사 가는 길과 아주 흡사해 운치를 더해 주었다. 제법 매서운 겨울 바람을 맞으며 찾은 석굴암은 소원을 비는 많은 사람들의 열기와 굴 속에 아늑함이 합쳐져 따스한 온기까지 느낄 수 있었다.



얼마전 인기리에 방영된 "선덕여왕" 속에 비춰진 김유신 장군의 모습이 선하게 눈에 보여 그의 묘를 찾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신라왕들이 군집해 있는 대능원을 지나 나즈막한 야산 깊숙히 잠들어 계신 김유신 장군의 묘는 왕능 보다도 아담하게 잘 가꿔진 것을 보며 역시 삼국통일의 주역임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비록 왕릉보다는 봉분의 높이나 규모
면에서작아 보였으나 봉분 둘레를 감싸고 있는 석돌에 새겨진 12지신상이 김유신 장군의 업적을 자손만대 전할 수 있는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는 듯 보였다. 집사람이 장군의묘를 돌며 남북통일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를 들으면서 아마도 장군이 현 세대에 태어났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 기도에 심취해 눈 감은 모녀 >


1박2일의 짧은 여행인지라 많은 곳을 보지는 못했지만 포항 죽도시장의 싱싱한 생선회를 먹거리로 경주의 대표적인 유적들을 정제해서 보는 것으로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면서 가장 소중한 가족의 정을 나눈 뜻깊은 여행이었다. 모쪼록 이번 여행으로 서라벌 천년의 얼이 우리가족 모두에게 이어져 건강하고 행복함이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