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달아오르고 있다. 40도가 넘는 살인더위에 전 세계가 비상이 걸린 것이다. 강렬한 햇살에 깨진 유리들이 빛을 반사하는 이른바 돋보기 산불이 러시아를 강타하고 있고 미국도 뒤질세라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안전한가? 예년 같으면 하루 이틀 열대야 현상이 일어나고 마는데 올해는 벌써 10일 이상 지속되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열대야를 겪어야 할지 모르겠다.
살인적인 더위를 잡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한 가지는 인위적인 방법으로서 에어콘과 선풍기 등을 이용하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자연의 힘으로 더위를 식히는 방법이 그것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한여름에는 해수욕장이나 물이 있는 시원한 계곡으로 여름휴가를 떠난다. 우리 일행도 더위를 피해 속리산에 위치한 쌍곡계곡으로 여름휴가를 떠났다.
세 가족 9명이 밸리하우스라는 아담한 펜션에 짐을 풀었다. 원룸형태인 이 펜션은 다락방이 달려 있어 잠자리는 그리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비용은 만만하지 않았다. 하룻밤 숙박비가 30만원에 야외 식탁 이용비 등 편의시설을 이용할 때마다 돈이 따라 붙었다.
그러나 펜션을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속리산 상류에서 내려오는 시원한 물줄기가 돈에 뜨거워진 인간의 탐욕을 식혀주고도 남아돌 정도로 충분했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조그만 보는 맑은 물을 가두어 쾌 규모가 큰 자연풀장으로 만들어 놓았고 어른과 아이들 모두 즐길 수 있는 “계곡의 워터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보트와 튜브를 타는 사람, 바위위에서 다이빙하는 젊은이들, 물에 젖을까봐 물만 담그고 있는 아줌마들 더위를 식히는 방법들은 각기 달랐지만 시원함을 느끼는 마음만은 똑같은 것 같았다.
오후 내내 물속을 헤매며 에너지를 다 쏟아 부은 후 기대되는 저녁시간이 들어왔다. 미리 준비해온 바비큐용 돼지 목살과 먹음직스러운 키조개를 숯불위에 올려놓고 9명이 둘러 앉아 먹는 즐거움을 만끽한 것이다. 특히 숯불의 강렬함에 삼겹살 보다는 1cm 두께의 목살과 싸면서 먹 거리가 풍부한 키조개를 선택한 것이 저녁시간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아침밥을 라면으로 때우고 오전 내내 자연풀장에서 물놀이를 즐긴 후 속리산 법주사로 향했다. 유명 관광지인 이곳에도 계곡물은 흐르고 있었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서 그런지 물은 그리 깨끗해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법주사로 인근에 우거진 산림 속 벤취가 더위를 식히는 데는 제격인 듯싶었다.
비록 1박2일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오랜만에 계곡 물 속에 더위에 지친 몸을 식해면서 절친한 지인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기억에 남는 여름휴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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