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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방네 여행 후기

전동차로 둘러 본 선유도 기행

 

입추가 지나 처서가 코앞인데 섭씨 34가 넘어 햇볕에 나가면 5분도 못 견딜 정도로 더위가 맹위를 떨친다. 8월 20일 때늦은 여름휴가 시원한 바닷가를 택해 선유도행 쾌속정에 올랐다. 말로만 듣던 선유도, 얼마나 멋있으면 이름까지도 신선이 놀던 곳이라 명명했을까? 궁금증을 안고 배에서 내렸다. 선착장에 내리자 골프장에 잘 못 내렸나 할 정도로 골프장용 전동카터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신선들이 머물던 곳, 선유도를 생각하고 들어온 첫 인상이 민박집과 식당 그리고 전동차 대여 업자 등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호객 경쟁에 열을 올리는 혼돈의 섬을 본 것이다.


 우리 또한, 한 민박집 주인의 낚시에 걸려 전동차에 올랐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의 인근에 있는 민박집 식당에서 꽃게탕으로 점심을 하고 선유도 섬 전체를 관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전동차 1시간 이용에 3만원, 자전거 하루 이용에 1인당 만원인데 전동차를 이용하면 자전거는 무료로 빌려준다는 것이다. 35도가 웃도는 폭염 속에 자전거를 타는 것은 무리라 생각하고 전동차를 빌렸다.


그러나 무녀도, 신시도 등 고군산군도의 중심인 선유도는 섬과 섬을 연결해 놓은 연육교가 2곳이 있는데 전동차로는 통과 할 수 없고 자전거만 통행이 가능하다. 날씨만 무덥지 않으면 전동차 보다는 자전거 하이킹이 훨씬 광광하기에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전동차를 몰고 장자도와 연결된 장자대교로 향했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한 눈에 보이고 장자도와 대장도의 전체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장자대교는 흡사 호주 시드니의 하버브리지 같이 보였다.


 자전거를 이용하면 장자도와 대장도까지 내려가 좀더 세밀하게 볼 수 있지만 다리 중간에서 내려다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전동차를 돌렸다. 두 번째 코스는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거쳐 선유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돌섬 망주봉으로 향했다.


 하나의 큰 바위가 산이 되어 봉우리를 이룬 망주봉, 지금은 입산이 금지되었기도 하지만 잡풀이 우거져 산을 오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이 코스는 망주봉을 거쳐 선유3리 어촌마을로 이어지는 구릉 언덕에 올라 장자도와 선유도를 조망하는 맛은 있어 보였다.


마지막 코스는 무녀도와  연유교가 설치된 선유대교를 거쳐 옥돌 해수욕수욕장이 있는 선유3구로 가는 길이다. 선유교에서 보는 무녀도와 조그만 섬들은 아마도 이 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 시간 남짓한 선유도 전동차 여행으로 섬 전체를 파악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다만, 강렬한 햇살을 피할 곳이 그리 만치 않아 한 낮 활동에 어려움이 있었다.  만약, 직장동료들이 아닌 가족끼리의 여행이었다면 하루밤을 묵어가면서 갯벌 체험도 하고 선유봉과 무녀봉 등 높은 곳에 올라 섬 전체를 내려다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고속정 운임이 1인 왕복 32,000원 인지라 아깝기는 했지만 젊은 장정 셋이 하룻밤을 보내기에 놀 수 있는 기반 시설이 그리 많지 않아 4시간의 짧은 선유도 관광으로 만족하고 되돌아 나왔다. 아담한 섬들이 옹기종기 바다를 품고 있는 모습 들은 아름다웠지만 기대한 만큼, 신비감은 없어 보여 조금은 아쉬웠던 여행이 아닌가 싶다.